망태영감에게 반해서~~
어렸을 적...울거나 보채면 '망태 할아범이 잡으러 온다' 하면
울음을 뚝 그쳤던 기억이 난다.망태할아범은 험상궂게 생겨 커다란
망태를 어깨에 둘러 메고 아이들을 데려 갈 꺼라는 생각에...
요즘 내가 그런 험상궂은 망태 영감에게 반해서리~~~~
노랑 망태 영감은 3년전 똑딱이를 접하면서 광명의 구름산 이란 곳에 가서 딱 한 넘을 만났다.
그리고 작년 여름 울 동네 뒷산에서 다시 만나 회포를 푼 적이 있는데...
흰망태 영감을 아직 한번도 만난 적이 없기에 올핸 기어코 만나 보리라 작심을 하고..
주민센타에서 미천골 계곡을 간다기에...혹시나 강원도 골짜기에는 희귀한 야생화라도 있나 하고 따라 갔다가 제일 더운날 세맨트 포장길 왕복 5시간을 걸었더니 무릎이 고장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다음날 담양으로 출발.망태영감은 훤한 대낮에는 절대로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기에...새벽 5시 기상 대충 볼일 보고..대나무 밭으로 가니 대략 6시가 좀 넘은 것 같다.
흰망태 영감이 계시다는 곳을 물어 물어 찾아 갔더니 계절적으로 약간 늦었는지 볼품없는 영감 두엇이 나를 반긴다..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감지 덕지....
장장 4시간여를 씨름을 하였다..아침밥도 거른채~~
배고픈 건 그렇다 치고..습하고 덥기는 왜 그리 더운지..온 몸에 땀이 비 오 듯..후줄근하다. 땀나는 거야 감내할 요량이었지만 불청객 모기~~~
와~~난생 처음 그렇게 지독한 모기는 처음이다.(사진의 까만점이 모기여~ㅎㅎ)
망태영감이 워낙 게으르고 지저분한 영감인지 냄새도 지독하고
주위에 모기가 우글우글...온몸에 뿌리는 모기약을 뿌렸는데도..
녀석들 비웃기라도 하는지 전투적으로 달려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4시간여를 영감과 놀다 11시가 넘어서야 아침밥을 먹을 수 있었다.
다음날...간밤에 비가 약간 뿌려 주었기에...망태영감은 비온 다음날 습하고 더워야 모습을 보여 준다기에..울 동네 뒷산으로 새벽에 올랐다.
아침도 우유한잔에 계란 후라이 하나로 때우고...
비지땀을 흘리며 산 중턱까지 올랐는데...조용하다. 한참을 찾으니 비탈에 노랑 망토를 입은 영감이 쏘옥 얼굴을 내민다.얼마나 반갑던지~~~달랑 얼음물 한병만 가지고 올랐는데...
(베낭이 무거워 먹을 것은 엄두도 못내고 카메라와 렌즈만 담고)
또 4시간 이상 노랑 망태 영감과 씨름을 하였다.힘든 줄도..배고픈 줄도....
모기가 뜯어 가는 줄도 모르고...
와~~더이상 염감과 씨름을 못하겠더라...팔다리 힘이 풀려서....
그제서야 배도 고프고 온 몸이 가려워 오는데 한 발자욱도 떼어 놓을 수 없이 지쳐 버렸다.
아직 한두시간은 더 영감과 놀아야 하는데...
아쉽지만 영감과 이별을 고하고 집에 와 모기 물린 자욱을 세어보니.....
다 셀 수가 없어 한쪽 다리 무릎 밑만 세어 보았더니...무려....48방...와~~~
양 다리..양 팔 어깨. 등. 손..무려 어림잡아 499방은 물렸을 것 같다.
(공갈 절대 아님~~ 아래 그림은 단위면적 3제곱cm~~~~ㅠㅠㅠㅠ)
약을 바르며...내가 망태영감에게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어느 영감이 ..아니 숫총각이라 한들 그렇게 좋아 집단 헌혈을 하면서까지 데이트를 하겠는가?
망태영감이니 감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년에도 망태영감에게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반할 수 있을까?
아직 나에게 망태 영감은......... 내가 열정을 다해 반 할 만큼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