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오메가를 만나다...

새울* 2011. 2. 24. 17:40

사진을 담는 사람들의 로망중 하나가 오여사(오메가)와의 만남이다.
특히 풍경사진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말 할 것도 없을 것이다.

난 꽃이 좋아 야생화만 주로 담아 왔기에 풍경사진엔 별로 관심도 흥미도 없었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지고 찾아 나설 꽃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담는 게 일몰 아니면
일출의 해 사진이다.

꽃은 필 시기에 때 맞추어 하루중 오전, 오후 햇살 좋을때 담으면 별 무리가 없고
며칠 혹은 한동안 말 없이 그 자리에 있어 주기에 시간을 내기도 좋다.

일출, 일몰사진을 몇번 담다 보니....꽃사진 보다 몇배의 정성과 시간과 부대 조건이 넘 많다.
그 중 7-80 %는 날씨가 변수다. 여러 사람이 같이 다니다 보니 날짜를 정해 놓고, 그날..
비가 오거나 구름이 끼면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떠나기 전엔 하늘이 너무 예뻐 오늘은 틀림없이 오여사와 해후 하겠거니 하고 달려 가면
갑자기 검은 구름이 해를 가리워 버린다.

그러기에 흔히들 오여사를 만나려면 몇대가 공덕을 쌓아야 만날 수 있다느니...선행을 많이 해야
만난다느니...아무튼 해후가 어렵긴 어렵나 보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면 상황에 따라 만나기 쉬울 수도 있겠으나 우리 처럼 도시에서 몇시간씩 달려가야
바다에 닿을 수 있는 사람은 일생에 한 번 보기도 어려운 건 사실 일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조상님이 공덕을 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자신은 전혀 아닌데...선행을 한 것도 없는데..
오여사와 만났다.

통영에서의 일... 달아 공원의 일몰이 장관이라기에 해질녁 올랐지만 공원의 나무에 시야가 가려 별로였다.
일몰이나 일출은 단 몇분사이에 사라져 버리는 현상이니 헛탕치고 돌아 서는 수 밖에..

다음날을 기약하고 하루해를 이 공원 저 공원 서성이며 되지도 않은 사진만 잔뜩 담고...
해기기 2시간전 거금 몇천냥을 주고 미륵관광단지의 곤도라를 타고 미륵산 정상에 섰다.
날씨는 기대한 만큼 좋았다.일몰시간을 검색하니 5시 2-30분경...
마지막 곤도라가 5시에 끝난다니 일몰을 담고 내려 오려면 2-3시간 산길을 내려와야 하는 상황.
무릎이 시원찮아 밤에 산길을 내려 오긴 무리일 것 같아 서둘러 몇장 담고는 다시 곤도라로 하산....

제2의 포인트로 검색해 놓은 장소로 급히 이동...마음이 급한데 네비양도 급했던가 엉뚱한 곳으로 데려다 준다.
딱 보니 아니올시다...해구경도 못할 곳에 내려 주다니....ㅠㅠㅠㅠㅠ

다시 차를 돌려 무작정 해안 도로를 달리는데 해는 벌써 수평선 너머로 너울너울 향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포인트를 찾아 가기엔 시간이 허락치 않는다.

 

 

 


길 옆 아무곳에나 차를 대고 서둘러 삼각대를 설치하고 단 몇분....

수평선위에 해의 반영이 나타난다...와~~~오메가다!!! 오메가~~~~오메가~~~~~
주변에 낙시군들이 몇명 세월을 낚고 있어도 챙피도 부끄럼도 없었다.
와~~~~~ 오여사님~~~이게 웬 횡재입니까~~~~

조리개도 노출도 맞출 사이없이 걍 무작정 샷터를 눌러 대었으니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올 리가 있었겠나~~ㅠㅠ
좀더 노련하고 실력있는 작가 였다면 멋진 작품을 담았을텐데....
어줍잖은 찍사를 만나 어설프고 촌티나는 오마담으로 분장 시켰으니 오메가 해님에게 미안하다...
그래도 초보중 왕초보인 내게 오메가의 출현은 큰 행운이었다.


다음에 오여사 당신을 만나면 최고의 여왕마마로 아름답게 담아 드릴께요..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 만날 수  있는 영광을 주시기를.......

내 일생에 다시 오메가를 만날 수 있으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