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로 보는 세상
삼년 전 숲 속.. 겨우 10센티미터나 될까말까한 조그만 노루발이라는 녀석.
항상 보면 꽃망울만 매달고 있지 활짝 핀 꼴을 못 봤다.
며칠 후에 가면 모두 져 버리거나 한송이가 뻘쯤하니 모양새도 없어 아쉽기만 했는데..
올해도 얼마 전 가 보니 꽃망울이 올망졸망... 2-3일 후에 다시 가 봐도 아직이고..
며칠 후 다시 갔을 때도 아직 입을 열지 않았다.
매일 그 녀석 만나려고 출근 할 수도 없고...
작심하고 다시 한 번만 가 보리라 생각하고 다시 찾은 그 숲속....
활짝 입을 벌린 녀석들이 보인다..아 이게 얼마 만인가???
삼국지의 일화.. 삼고초려(三顧草廬)를 이에 비유하면 안 되려나?~~
저 한뼘도 안 되는 녀석을 그리 기다리고 찾아와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다니~~~ㅎㅎㅎ
엎드려 절하기를 수백번...댓가를 지불하라기에 현찰로는 안 받는다 하니 모기님에게 헌혈로 대신하고..렌즈를 통해 보이는 앙증맞은 녀석에게 환성도 지르고.그 아름다움에 전률도 하고..
마침 고마운 햇님이 숲 사이로 비쳐 주는 햇살에 또 다른 세상을 본다.
이 맛에 좁쌀같이 작은 꽃들의 자태에 빠져 야생화를 찾아 헤맨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도 전시회를 열기 위해서도 아니고
렌즈를 통해 보이는 만큼 표현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나의 희망사항이다.
컴에 넣고 다시 보면 그 때의 환희는 실망으로 변하지만 언젠가는 근접 할 날이 오지 않을까하는 한가닥 바램으로 내일도 모레도 캄라를 둘러 메고 산으로 들로 헤맬 것이다.
캄라를 둘러메고 다닐 수 있을 때까지는 행복 할 것 같다.(베낭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렌즈를 통해 보는 세상은 걍 눈으로 보는 것 보다 훨씬 아름다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