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뻐꾸기

새울* 2015. 6. 13. 15:17

메르슨지 메뚜기인지....요가, 수영 ,모두 휴강을 하니 딱히 할 것도 없고

누굴 만나기도 민폐일 것 같아 방콕하자니~~생 병이 날 것 같다.

무릎이 아파 몇년째 외면하던 동네 산에나 가 볼까하고 간단히 물병 하나 스틱 하나 들고

산으로 가던중 대로에서...그것도 백주 대낮에 황당하고 기막힌 일이~~~

 

갑자기 내 눈앞에 다가오는 물체~~~내 눈이 이상해 졌나?~~살색 운동복을 입었나?~

아니~~~전라의 여인이었다. 순간 앞이 캄캄하다.40대 초반정도??~~

순간적으로 옆 건물로 데리고 들어갔다. "도와 줄게~~~" "전화 해 줄까? 무슨일이야?~~"

하얗게 질린 얼굴로~~~"사정이 있어서 그래요~~~"

그리곤 쏜살같이 대로로 달려 나간다. 미쳐 잡을 사이도 없이~~

그리곤 4차선 대로를 가로 질러 골목으로 사라진다.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 산길로 올랐다. 무슨 사연이었을까?

몸매로 보아선 미혼은 아닌 것 같고...부부싸움하다 ??아님 매맞다가??

전화 해 준다 소리에 도망 간 것은 아닐까?? 지나 놓고 생각하니 그 건물이 내가 다니는

단골 미장원이 있는 건물인데....데리고 올라가 가운이라도 얻어 입히고 차라도 얻어 마시며

안정을 시켰더라면....내 마음이 이렇게 괴롭진 않을텐데...이 나이가 되었어도 위기 대처를

제대로 못한 것이 한심하기만 하다.그리고 그 여인이 걱정되고 마음이 아프다.

 

오랫만에 찾은 산은 극심한 가믐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 매일 찾다시피하던

야생화의 보고였는데....하나도 없다. 지금쯤 피어있을 옥잠난초, 꽃마리, 은방울꽃,..젤루와의 추억이 서린 타래난초가

지천으로 피어있을 시기인데....하나도 없다.

그 흔하디 흔했던 짚신나물도 하나도 없다. 여름내내 피어 있던 녀석이었는데....

 

오늘 답사를 하고 예쁜 녀석이 있으면 내일은 캄라를 메고 찾으려던 나의 바램이 산산조각 나 버렸다.

 중턱쯤 오르니 다리에 힘이 빠져 더이상 올라 갈 수가 없다.

그 여인이 어른거려서~~~내 딸들도 그 나이인데...내 딸이 백주 대로에 전라로 내 쫒긴 것 같아

마음이 편칠 않다. 내 딸이었으면 그렇게 놓치고 속수무책 서 있었을까?~

 

내 딸이었으면 옷을 벗어 주고 차라리 내가 전라가 되지 않았을까?? 이런 저런 자책을 하며

귀가 하는데 저 놈의 뻐꾹이는 왜 저리 피 토하 듯 울어 대는지~~~~

 

남의 둥지에 낳아 놓은 새끼에게 어미 노릇 하지못한 자책감에 저렇게 울어대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