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 정식으로 배를 불리고..부랴 부랴 미인이 기다리고 있는 합천호로 출발.
잘 닦여진 고속도로를 예정대로 가면 6시경 현장에 도착 할 수 있다는 네비양의
안내에 무난한 여정이 될것 같아 안도의 숨을 쉬고 씽씽...
살다보면 항상 이변이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는법..
장대같은 비가 앞을 분간 할 수 없다. 간간히 천둥 번개까지~~
간이 콩알만해 진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갈아타야 할 JC구간을 놓쳐 서울로 올라오는
길로 빠져 버렸다.
시골 고속도로의 주위는 암흑..그 자체다. 망망대해에서 등대를 찾은 느낌이랄까~~~
중간에서 빠져나갈 길도 없는 고속도로 ㅜㅜㅜㅜㅜㅜ
겨우 IC를 빠져 나와 다시 하행...우여곡절끝에 도착한 거창읍, 8시 30분이 넘어 버렸네.
고속도로에서 2시간여를 오르락 내리락 한 셈이다.~~~
점심에 아무리 포식을 했어도 끼니는 거를 수 없는 일행의 철칙때문에 식사 할 곳을 찾으니
비싼 일품요리만 된단다..
거창읍내를 돌고 돌아 뒷골목에 추어탕집이 보여 찾아가니 깜빡 소등이 된다...ㅜㅜㅜ
문을 두드려 식사가 되느냐 했더니 주인인 듯 해 주겠다고 다시 불을 밝힌다..아 ~~다행~ㅎ
경상도식 추어탕에 콩잎 장아찌...토속적인 맛이 먹을 만 했다.
주인 아줌마의 정겨운 잔소리(유기농이라느니 직접 재배했다느니.....)가 밉지만은 않다.
다음날 새벽,5시기상 합천호 상류 미인이 기다리고 있는 곳을 눈 부릅뜨고 찾아 갔으나...
야속한 미녀는 화장도 하지 않고 자다 부시시한 얼굴로 일행을 맞는다.
합천호 미인송은 합천땜때문에 수물된 마을에 있던 소나무 인데 물에 잠겨 암수인듯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다. 몇해전 가뭄으로 말라 죽어 앙상한 가지만 남겨진채 얼마 안 있으면
그 모습 조차 볼 수 없다는 비운이 소나무다.
날씨가 좋은 날보다 안개가 자욱히 끼고 해뜰 무렵 물안개가 아롱아롱 피어 올라야 제맛인데...
찬바람만 씽씽..안개도 물안개도.....그럼 걍 소나무에 불과 하다. 미인송이 아닌 것이다.
마치 동양화 한폭처럼 백로도 한두마리 날아 주어야 제맛인데....완전 꽝이다. 허탈.....
어젯밤 그 고생을 하며 헛돈까지 들이며 찾아 왔건만....야속한 미인송이다.
아침식사도 거르고 빈속에 덜덜 추위가 몰려 온다...
불과 8시도 안 되었지만 몸과 마음의 허기가 진다.주위에 아침식사를 할 만 한 곳도 없고...
이대로는 상경길에 오를 수 없다. 해인사라도 가자~~~
해인사에 도착하니 9시도 채 안되는 듯 하다. 관광지라서 아침식사 되는 곳이 있어 다행.
무엇을 먹었는지...아직도 생각이 나지 않는 그런 식사였다. 경상도는 기대를 안 했기에...
젊은 새댁시절, 다니던 절에서 보살계를 받으러 갔으니 한 35년은 된 듯하다.
별로 변한 것 없는 그 자체로 묵묵히 나를 반겨 준다.
법당에 예불하고 ..... 절 풍경이야 다 거기서 거기지만 날씨가 청명하여 하늘이 파라니
내 마음도 파랗게 확 트이는 듯하다.
특이한 걸 만난 건 오래된 기와지붕에서 자라는 와송(瓦松)이다. 바위솔 종류로 항암효과가
좋다나~~귀한 와송 만난 것 만으로 미인송의 미련을 날려 보냈다.
주위에 가 볼 만 한 곳을 들려 더 묵고 싶었지만 내일의 동호회 출사를 위해 기수를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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