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한가로이 구절초 차를 마시며 지난 날을 반추 해 봅니다.
맑디 맑은 찻물에 동동 떠 있는 구절초꽃의 아름다움에 차 마시는 것도
잊은채....회상에 잠겨 보았네요..
수많은 얼굴들이 스쳐 지나가고 많고 많은 일상사의 애환이 떠 오르는데..
특별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즐거운 일도 언짢은 일도...
그냥 물흐르듯....맹물 맛처럼 무덤덤한 한 해였던 것 같군요.
굴러가는 낙엽을 보고도 까르르 웃어 대는 나이가 아니어서 인지
모든 게 무덤덤하게 생각되는 건 나만의 일은 아닌 듯싶네요.
깊고 깊은 산중에 핀 구절초를 스님이 정성스레 만들어서 인지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꽃모양이 살아 있어 차를 만드신 스님의 정갈한 모습이 연상됩니다.
깊은 산속에서 하루 종일 헤메다 귀한 야생화를 만난 기분입니다.
차 맛 또한 진하면서도 그윽한 구절초향이 내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듯
머리가 맑아 집니다.
한해를 뒤 돌아 보며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무리수를 두진 않았는지...
서운함을 주진 않았는지...원망 살 일은 하지 않았는지....미운 오리새끼처럼 왕따를 당하진
않았는지....그렇다면 왜 왕따를 당했는지.....생각해 봅니다.
다기에 받친 정갈한 차 보다 꽃잎을 이리 저리 불어 가며 마시는 것도 새로운 맛이 있네요.
"나" 를 생각하는 여유로움이 생기는 것 같아서~~~~~
맹물처럼 무덤덤한 지난 한 해는 세월속에 흘려 보내고
신묘년 새해에는 깊은 산속 맑은 샘물에 우려낸 구절초 차처럼
우리 모두 향기로운 삶을 살 수 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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