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

[스크랩] 내가 만난 아이들 2

새울* 2010. 10. 14. 15:41

가슴이 아픈 아이~~

 

시골 학교..4학년 담임시절..

유난히 키도 작고 통통하고 눈가는 짓무르고..
못난이삼형제 인형 중 제일 못생긴 아이를 닮은 아이가 있었다.

못생기기만 한게 아니라 공부도 영~~~~~~~~ㅎ
그래도 얼마나 귀엽게 노는지...그 못생긴 얼굴이지만 나를 보면 항시 방긋 웃는다.

4학년이면 한글은 물론 수학도 구구단이며 나누기 곱하기 모두 해야할 단계인데...
그 아이때문에 반평균이 무려 몇점이 떨어지는지...


그 당시는 반평균으로 담임의 능력을 평가 하던 시절이었으니...얼마나 잘 가르쳤나를...

전체적으로 수업을 하고 그 아이는 별도로 지도를 해야 한다.
1학년들이 쓰는 네모난 공책에..받침이 없는 글자~~나비. 나무.. 아버지 ..어머니...오빠..
맨 윗칸에 써주고 아랫줄에 따라 쓰라고 하면  그대로 따라 그려 놓는다.

 

한장을 넘겨 뒷장에 똑같이 쓰라하면 하나두 못 쓴다.아휴~~답답~~~
그래도 싱긋이 웃으며 날 쳐다 본다...죽여 살려~~~~ㅎㅎㅎㅎㅎㅎㅎ

 

그러다 보니...반 아이들께 따돌림은 물론 업신여김까지 받으며 놀림을 당한다.
그러면 슬그머니 내 등뒤로 숨어 버린다.

그때만 해도 아이들이 모두 순진무구 그 자체였기에 담임이 이뻐하면 그 아일 무시 못한다.

아이들에게 옥란이는 얼마나 이쁘냐? 비록 몸이 아파 공부는 못하지만 착하고 이쁜 짓 하는 천사같은  아이이니 미워하지 말고 잘 보살펴 주라 했더니 모두 옥란이 옥란이 하며 얼마나 이뻐하는지..나의 든든한 빽 덕분인지  옥란이 기가 펄펄 살아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아이 엄마가 방과 후 날 찾아 왔다.
고맙다며 ..선생님이 우리 옥란일 이뻐 해 주시니 따돌림 당하지 않고 학교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옥란이 그렇게 된 사연은 모두 자기 탓이라며 눈물을 흘린다.


애를 갖지 않으려고 피임약을 먹었는데  아이가 생겨 낳았더니 그렇게 되었다고....
그 아이가 무슨 죄가 있으리.....


그렇게 1년을 가르쳤어도..끝내 나비..  나무..아버지..어머니도 못 깨우치고 5학년으로

자동 승급이 되었다.그래도 눈치는 있어서..컨닝을 얼마나 잘 하는지~~~

시험을 보면 절대로 빵점은 안 맞았다.
신통방통한거~~반평균에 일조하는 컨닝을 누가 말리리~~~~ㅎㅎㅎㅎ

 

몇년 후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그 아이 하늘나라의 천사가 되어 갔단다.
불쌍한 아이~~그러나 귀여운 아이...가슴 한켠이 아리고 아픈 아이....
다음 생에는 건강한 아이...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로 태어나길~~~

옥란이 ....그 아이의 천사같은 미소가 보고 싶다.

마늘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는디...

아이 엄마가 갖다준 마늘 한접...생각난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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