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본론에 앞서 언제나 손주사진 도배하고 자랑만 하고 도주하는 달구들께 일침..
언젠가 사진 한장에 배추잎 한장이라 했는데도 안면몰수 하는 몇몇 달구들께 본보기로
솔선수범이다~ 두 손주넘 이야기이니....담 정모에 배추잎 두장 걸었다.~~
(제일 가슴 뜨끔한 달구는 누군지....자수 바람~~~~~ㅎㅎㅎ)
막내의 막내.. 손주넘이 지난달 서울 고대 병원에서 일주일간 입원 수술후(병은 아니고 성형???)
즈 에미가 출근을 해야하니 애 맡길 데가 없어 서울의 큰딸네서 한 열흘을 지냈다.
마침 큰애가 방학이라 집에 있고 그녀석 사촌형인 큰 손주넘도 같이 어울려 주니 지네집 보다 더 좋다한다.
할미집에 있어도 되지만 놀이감도 없고 형도 없으니 심심해서 단 하루도 견디기 힘든 터라 일부러 방학에 맞춰 수술 날짜를 잡은 것이다.
두 녀석이 성격도 좋고 잘 어울리니 얼마나 다행인지...
즈 사촌형 따라 축구 관전도 좋아해서 스포츠 전문 채널을 하루 종일 시청하며
유럽의 프로 구단이며 선수들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는 것이 신통하다.
TV시청이 싫증나면 레고 박스를 거실에 부어 놓고 군함이며 항공모함 로봇..못 만드는 것이 없다.
그러다 닌텐도 게임기를 들고 몰두하면 폭 빠져 든다.
간식거리만 챙겨주면 하루해가 어찌 가는지도 모르게 간다. 그러구러 한 보름정도 묵었나 보다.
큰 손주녀석과 딸애가 개학을 하니 광주 즈 집으로 내려 올 때가 되었다.
귀가하기 전날....큰 손주넘 왈...."할머니~~~찬민이가 간다니 너무 아쉽고 섭섭해요."
그만큼 같이 지냈으면 되지 않았니?~~ "그래두요...."
내려 가기전 아직 목욕탕엔 갈 수가 없기에 샤워라도 시켜 내려 오려고 내가 씻긴다고 하니
민수( 5학년되는 큰손주)가 제가 시킨단다..가끔 샤워를 시키면 머리도 잘 감기고 몸 구석구석 씻기곤 했기에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목욕탕에서 두녀석들 키득거리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식사시간이 되어도 나올 생각도 안하고....
취침시간... 한 침대에 누워~~~두 녀석 하는 양~~~
서로 마주 누워 "우리 꼭 안고 자자~~~~" 서로 부등켜 안는다.ㅋㅋㅋㅋㅋ
" 우리 뽀뽀도 하자" 코를 맞대고 뽀뽀를 한다....ㅎㅎㅎㅎ
"우리 또 언제 만나???" 재잘 재잘~~~~~~킥킥~~
어느 연인이 저렇게 이별이 아쉬울까 싶다.
자정이 다 되어도 키득거리며 재잘 댄다. 무슨 할 이야기가 그리 많을까?~~~
내려 오는 날 아침...찬민인 늦게 잔 탓에 아직 꿈속을 헤매고
민수는 아침부터 개학준비에 바쁘다. 자고 있는 찬민에게 다가가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 등교했다.
이별을 아쉬워 하면서....
찬민이와 늦은 아침을 먹고 설겆이를 하는데...찬민이 엎드려 열심히 무엇인가를 닦고 있다.
"찬민이 뭐하니?' "닌텐도 닦고 있어요".......
형님 닌텐도를 재밌게 많이 사용했으니 깨끗이 닦아 주고 가야 한다나 뭐라나~~~~
대충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서려 하니 책상위 닌텐도에 네모난 메모지가 올려져 있다.
편지란다. 형께...아직 취학전이지만 제법 문장이 되게 편지를 써 놓았다.
닌텐도 빌려 줘서 너무 너무 고마워 깨끗이 닦아 놓고 간다고...
기특한 녀석..어찌 7살 어린 녀석이 그런 생각을 다 할까?
기차 안에서...찬민아 수술하고 언제가 제일 아팠어? 하니 으응~~~대답을 선뜻 안 한다.
마취 깨고 많이 아팠지? 마취깨고 여섯시간을 재우지 말라하는 간호사의 지시에 온 가족이
찬민이 못 자게 하느라 진땀을 뺐었다. 스르르 눈이 감기면 이름 부르고 볼을 때리고..
찬 물수건으로 얼굴 닦아 주고 ..어른도 참기 어려운 졸음을 거뜬히 이겨 낸 녀석이다.
어린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들었을까 ? 졸음 참기가 힘들었지? 하니
"아니요....민수형 문병 왔다 돌아 갈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이녀석 7살아이가 맞는지...띵하다.
사촌들과 이모들이 문병왔다 썰물처럼 돌아 간뒤 한참을 울었다더니....
요즘 형제도 많지 않지만 사촌들과 왕래 없이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 인데 이녀석들은 사촌들과 저리
친하고 애틋한 어린시절을 보내니 먼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어릴적 추억을 잊지 않고 서로 어울려
외롭지 않게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하다.
어둑어둑 7시가 다 되어 광주역에 도착하니 헨폰이 울린다...
"할머니~~민순데요..찬민이에게 닌텐도 깨끗이 닦아 준것도, 편지도 고맙다고 전해 주세요.."
그래~~~내가 너희 두녀석에게 더 고맙다...나중 내가 죽고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오늘 같은 순수한 맘 변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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