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

[스크랩] 으이구~~내가 못 살아~~

새울* 2010. 10. 12. 21:49

2년만에 불꽃축제를 한다는 공지를 보고 사진카페에서 번개를 쳤다.
아침 10시반까지 용산역으로 나오라고.....

경기도 먼 곳에서 산다는 죄로 아침 8시 20분 출발하여 마을버스..
전철을 무려 3번이나 갈아 타고 도착하니 10시 반에  턱걸이다.

 

먼저온 회원이 선발대로 자리를 잡으려고 먼저 떠났단다.
후발대는 간식거리..음료...알콜음료를 사가지고 한강 둔치에 도착하니 11시.
벌써 포인트는 진사인지..찍사인지 빼곡히 삼각대를 받쳐 놓았다.

 

선발대가 먼저 갔어도 포인트는 자리가 없고 멀찍이 밀려난 곳에 새끼줄을 쳐놓고 기다리고 있다.
모두 모인 인원이 20명이 넘는다.

 

이런저런 인사 나누고..대장격인 번개 주선자가 불꽃 찍는 법에 대한 강의를 한다.
지난 며칠동안 인터넷에서 공부를 했는데도 설명을 들으니 새롭다.
아무리 들으면 뭐하나...손가락이 말을 들어 줘야지..

 

열성 여성회원들이 싸가지고 온 음식으로 점심을 때우고 막걸리도 한잔 하고~~~
불꽃을 발사하는 시간이 7시 30분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


8시간 반을 앉았다 섰다 ..뙤약볕에서 몸살이 날 지경이다.

오후 5시가 넘으니 관람자와 지각생 찍사들이 자리를 파고 들어 온다.
말싸움에 몸싸움...이땅을 당신네가 샀느냐?~~어쨌느냐..몸싸움도 불사한다.
기가 센 사람은 파고 들어 오고 마음약한 사람은 슬그머니 사라진다.

 

5시반 대장이 중국집에서 짬뽕과 자장면을 배달시켜....피난민들처럼 한줄로 쭈그리고 앉아 후딱 먹어 치우고..누가 파고 들어 올까봐 자리도 못 떠나고 꼬박 서서 기다려야 했다.

 

교대로 볼일을 본다고 야외 간이 화장실로 가 보니~~~~
세상에나 세상에나~~~~휴게소 화장실 줄 선건 양반이다. 겹겹이 스무줄은 되는 듯하고 늘어선 줄은 100미터도 넘는데 화장실은 5-6개..그중 2개가 남자용이니...

에이~~걍 바지에 싸는 한이 있어도 줄은 못 서겠다....ㅎㅎㅎㅎ

 

드뎌 7시반 첫 시험발사와 함께 환호성이 울린다.
뻥뻥 터질때마다 환호성이 울리고..화약연기가 매케하지만...멋있는지..장엄한지..

하늘은 못보고 캄라화면만 들여다 보니 좋은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샷터만 눌러댔다.

잘찍혔는지 어떤지 확인 할 새도 없이 걍 반복적으로 눌러 댔다.
며칠동안 공부한 건 하얗게 날아가 버리고 아무 생각없이 샷터만 눌렀다.

 내 생애 첫 불꽃 사진.....어렵다 어려워~~~ 


2시간이라지만 ...9시간이 넘게 기다렸는데..눈깜짝 할 사이에 끝나버렸다..아쉽다..아쉬워~~~

허무한 마음으로 대충 짐을 챙겨 귀가길에 나서니...사람..사람의 행렬. 자동차의 행렬...
떠밀리다시피 하여 큰길로 나와 몇번의 곡예를 하듯 차를 바꿔 타고 집에 오니 12시가 다 되었다.
파김치가 되어 대충 씻고 잠자리에 들어도 잠도 오지 않는다.

 

늦으막하게 가서 돗자리 펴놓고 하늘 쳐다보며 감상하면 얼마나 멋있었을까???
내가 뭐 하는 건가?~~사진?~~이렇게 해야 하나? 사서 고생..... 하는 의구심이 ~~~~

 

지금은 안 한다 하지만 내년..또 후년에도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을 것 같다.
며칠 후면 강원도 어딘가를 헤메고 다닐 것 같다.
으이구~~~~~~나를 어쩌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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