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아~~순천만

새울* 2011. 11. 18. 21:25

순천만의 존재를 안 것은 사진을 시작하고 나서다.
처음 똑딱이를 가지고 초딩 동창생들과 본 순천만은 한마디로 황홀함이었다.

 

저녁바람 쌀쌀한 갈대밭에서 기다리라 해 놓고 나 혼자 S자 일몰을 보려고 전망대까지 뛰고 또 뛰고..
석양에 취함도 잠시 캄캄한 산길을 어찌 내려 왔는지도 모른다.
너무 미안해 순천에서 한정식을 거하게 쏘아도 아깝지 않은 일몰경이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순천만을 간 셈인데 갈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순천만의 S자 일몰은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
마무때나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년에 서너번?? 10월과 11월..
그 이유는 여름 겨울은 일몰각이 S자 옆으로 지나기 때문에 별로 의미가 없다.

 

다음은 물 때가 맞아야 한다.바닷물이 썰물로 빠져 나가야 하고...
거기에 일몰시간과 썰물시간이 2시간 정도 차이가 나야 하고..
또 제일 중요한 건  날씨가 좋아 햇님을 만나야  한다.
아무리 물 때가 맞아도 비가 오거나 흐리면 꽝이니....

 

지난 11월 6일 내가 적을 두고 있는 평생교육원에서 순천만 출사를 간다하는데 물 때는 고사하고 대낮에 간다니
별 볼 일이 없을 것 같아 안 가고 싶었지만...교수에게 미움 받을 것 같아. ㅎㅎㅎㅎㅎ
 바람이나 쐬는 기분으로 따라 나섰는데 역시나 였다. 비까지 왔으니...

 

지난 달부터 검색해 놓은 물 때와 일몰 시가 맞는 날은  11월 10,11,12일 인데 최상의 날은 10일..
마침 동호회에 공지가 떴다. 개인적으로 가려 했는데 너무 잘 되었다 싶었는데.. 일기 예보에 비가 온다고...ㅠㅠㅠㅠ
자연히 취소가 되고 12일 토요일로 연기 되었다.

 

주말이라 단풍객 차량으로 도로도 막힐 것 같고..갈까 말까 밤새 고민.. 아침에도 결정을 못하고 서성이다
오늘 안 가면 일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주섬주섬 카메라만 챙기고 고속도로 죽전 정류장으로..
고속도로 중간 정류장에서 탈 수 있었으니 망정이지~~~~

 

밀리는 도로를 6시간 이상 달려 도착한 순천만...다행히 날씨는 쾌청이다..
어찌들 그리 알고 몰려 왔는지...삼각대는 고사하고 이 한몸 들이밀 공간도 없이 찍사들이 몰려 왔다.
조금의 틈이 있어 염치불고 삼각대도 펼치지 못하고 폼을 잡으려니...옆의 젊은 찍사 투덜투덜 불만이다.

허리가 아프다는둥 옆구리가 결린다는둥.......... "나 귀 먹었다" 하고  대꾸도 하지 않았다.
출사지에서 장소때문에 싸우는 일이 종종있다. 손뼉을 쳐 주지 않으니 젊은이도 어쩔 수 없다 생각했는지 더이상
말이 없다...ㅎㅎ

 

일몰장면 몇분을 위해 1년을 기다려 먼 길을 달려 오다니...그것도 일주일에 두 번이나~~ 쪈은 얼마고???
아휴~~~나도 못 말린다.  자식들이 시키면 할까?~~~

 

흔히들 풍경사진은 7운 3기라 한다. 때와 날씨가 70%요 사진 기술이 30%라는 말인데 맞는 것 같다.
날씨도 만족할만한 날은 아니었고..물 때도 최적의 시간도 아니었고 일몰각도 약간 빗나갔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조건이었다.
아직도 30%의 기술은 극복이 안 되니....예술의 길은 멀고도 먼 것 같다.

 

 

 

내년엔 7운 3기의 조건이 맞아 흡족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