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9-30일간의 라오스 태국 배낭 여행~~빡우동굴, 꽝시 폭포를 가다,

새울* 2012. 2. 1. 10:41

 

(2011년 12월 13일 화요일)

 

어제 미쳐 보지 못한 탁밧을 보려 다시 사거리 길가로 나가보니 어제 보다

공양하려는 여인들이 별로 많질 않다. 여기가 아닌가?~~

두리번 거리고 찾는데 현지 아가씨 손 짓으로 저 쪽으로 가야 한단다.

 

한참을 뛰어 가니 한 무리의 스님들 행렬이 장관이다. 루앙푸라방의 탁밧은

공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양 받은 음식을 어려운 이들에게 다시 돌려 주는데 더 깊은 뜻이 있다는 소문에 따라

가 보기로 했다.

 

스님들을 따라 가는 중 우리의 기사 Mr 탱.스님들에게 찰밥을 공양하고 있다. 신선한 느낌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30분 늦게 만날 것을 약속하고 .

 

골목 골목을 돌아 가니 어린아이들이 바구니나 박스..등을 들고 앉아 스님들을 기다린다. 스님들, 그 아이들에게

 밥과 무엇인지 모를 것을 던져 준다.

자기가 먹을 것만 남기고 모두를 되 돌려 준다 하니 우리나라의 탁발과는 본질이 다른 것 같다. 간혹 스님들 간 재산 싸움으로

각목 들고 싸우는 뉴스가 생각나 씁쓰름 하기도 했다.

 

나눔의 탁밧 문화가 확고 하기에 스님들을 무조건 존경하는 지도 모른다.

버스에 타면 스님은 가능한 앞 자리에 자리를 잡아 주는 것 같았다.

 

부랴 부랴 숙소로 돌아와 한식으로 아침 식사.

Mr탱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한참 후 헐레벌떡 달려온 탱. 길이 막혔단다. 오늘이 몇 년만에 열리는 라오스 올림픽,

 우리의 전국 체전이 열린다고 길이 막힌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 탁밧을 보고 오는 길 성화 봉송 하려는 선수들의 행렬을 본 것 같다.

 

아~~하 그래서 그제 숙소 구하기가 그리 어려웠구나. 이제야 알아 차린다.

막힌 길을 이리 저리 뚫고 빡우 동굴로, 북부 터미널을 지나 외곽으로 외곽으로, 비포장 도로가 많다.

 

 

가는 길 고산족 마을 시장에 내려 준다. 춥기도 하고 먼지 때문에 고산족 마을에서 3달러에 스카프 하나씩을 사고.

 버섯 부각 등 튀김 두 봉지를 샀다. 아침시장에서 팔기에 관심도 안 두었는데 맛이 괜찮다.

 

꼭 우리의 김 부각처럼 생겼다. 만드는 과정도 비슷 할 것 같다.

문화는 달라도 먹거리는 다 거기서 거기 비슷 한가부다.

 

드디어 메콩강변, 강 건너가 빡우 동굴이란다. 단체 관광객은 아까 그 마을에서 큰 배로 건너 가지만 개인 관광객은

 작은 배를 타고 가야 한단다.

 

 

왕복 배삯 5만낍, 동굴 입장료 두당 2만낍, 동굴 입구에 불상이 모셔 있고 모두들 행복을 비는 모습이 진지하다.

계단을 올라가면 다시 동굴이 나오는데 빡우......코끼리는 없다. 보는 눈에 따라 코끼리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뱃사공 아빠를 따라 낚시질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조기교육 확실히 하는 것 같다..

다시 배를 타고 아까의 그 자리 레스토랑에서 Mr 탱과 만나 점심식사.

알아서 시키라 했더니 생선 튀김, 야채 볶음등 맛있다. 생선튀김이 별로 일 것 같아 조금 시켰는데 의외로 맛있다.

 더 시킬 걸...걸...껄      기사 몫까지 19만낍(26,600원)

 

다시 차를 타고 루앙푸라방 시내를 지나 남쪽으로. 꽝시 폭포 가는 길.

가는 길이 포장이 잘 되어 그래도 수월하다. 오후 3,4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입구에 들어 서자 물소리가 요란하다.

입장료, 두당 2만낍.

 

수목들이 아름답다. 얼마를 올라가니 폭포가 보인다. 물보라와 함께

장관이다. 내려 오며 펼쳐진 물의 향연. 비취색의 물, 물속에 다이빙하는 서양인들......춥지도 않나?~~~ㅎ

 

폭포 앞 어제 푸씨산에서 내 앞에 앉아서 얄밉게 굴던 서양 아가씨 둘을 만났다. 흉도 많이 봤는데......

.반갑다고 사진 찍어 달래서 찍어 주고 우리일행 사진도 찍어 주고.ㅋ

 

주차장에서 망고쥬스로 목을 축이고 서둘러 숙소로 돌아 와 Mr탱과 어제 하던 투어 일정을 확정하기로 하였다. 마침 어젯밤 한국 유학생이 투숙하고 있기에 (호주에서부터 2년째 여행중이란다) 통역을 부탁하고, 일정을 짜는데 내가 검색한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을 권유한다. 아니라 하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방향을 잡고 계약금으로 반만 주겠다고 했더니 나를 가리키며 너무 많이 안다고. 고개를 살레 살레 젓더니 완불 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 건 아니다. 어제 야그와 다르잖냐 했더니 우릴 못 믿겠단다. 여행 끝나고 도망가면 어쩌냐는 거다. 제스추어를 써 가며 ...

그 소릴 들으니 아차 싶다.

 

그가 우릴 못 믿으면 우리도 탱을 믿을 수 없지 않은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이 라오스에서도 오지 인데,

 산속에서 자고 있는 밤중에 차 몰고 가 버리면.......?? 우린 그런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는데 그가 일깨워 준 격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그날 그날 지불 하겠다고 했더니 한마디로 싫단다.

그때서야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럼 없던 일로 하자 했더니 두말 않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가 버린다.

 

계약금을 주기 전이라 다행이라 생각 되면서도 내일 일정이 막막하다.

하는 수 없이 내일 하루 더 머물기로 하고 숙소에서 마련해 준 돼지고기 구이와 가져간 소주로 유학생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역시..... 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난다는 건 행운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탱......그렇게 친절하고 상냥하고 유머러스 하던 Mr 탱과 갑자기 돌변한 마지막 모습....

 라오인의 순박한 모습과 영 매치가 되질 않는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전국 체전 때문에 더 좋은 조건의 일자리가 생겨서 못한다고는 못하고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래도 탱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는데.......

Mr 탱.........돈 많이 많이 벌어 부자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