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7일 토요일)
시장이 조그마 하여 채소, 과일이 별로 없다. 찰밥만 사다 가져간 밑반찬으로 해결하고.
거리로 나와 쌩태우를 대절 한다. 이젠 쌩태우 흥정에 이골이 났다.
고산족 마을 인근의 아디마 게스트하우스 까지 가고 2시까지 데리러 오는 조건으로 12만 낍에 흥정.
정갈하게 꾸며 놓은 레스토랑, 주인 여자도 젊고 라오인 같지 않게 미인이다. 점심시간에 오마 하고 가까운 아카족 마을로 갔다.
아디마에서 놀고 있던 초딩 고학년 쯤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 자기가 안내 한다며 우릴 따라 나선다. 숙소에서 탱탱볼과 비치볼에 바람을 넣어 가지고 갔기에 우선 그 사내 아이에게 하나 주고 아디마의 예쁜 딸에게도 하나 주고.
마을 입구에 들어 서니 대나무로 만든 대문? 그 안으로 들어 가도 안 되고 만져도 안 된다는 문이 보인다.
옆으로 들어 서니 집들이 보이고 하나 둘 아이들과 어른들이 보인다.
모두들 손을 내밀어 공을 하나씩 달란다.
하나 주니, 또 달란다. 거절 하고 몇 발자국 가니 동네 아이들 다 모였다. 너도 나도 아우성이다. 두 개 남기고 모두 주고 스티커도 붙여 주고 여자 애들은 고무줄, 머리핀도 주고...받으면 감추고 또 손 내밀고, 벌떼가 따로 없다.
이들이 왜 이리 되었는지...관광객들의 잘 못도 크겠지만 주는 것 받는데 길들여진 이들도 문제가 많으리라.
생각해 보니 이 동네가 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는 동네인 것 같았다.
어제 몇 군데 고산족 마을은 순박했었는데 이곳은 어른들도 영악하다.
아카족 복장으로 성장한 여인 아이와 함께 있기에 사진좀 찍자 하니
돈을 달란다. 잔돈이 없어 5만낍짜리를 보여 주니 돈 준 사람만 찍으란다.
5사람 쌩태우 타고 숙소로 갈 수 있는 돈이다.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네의 사고 방식에 질려 사진 담는 걸 포기하고 돌아섰다. 순수한 모습을 담길 원한거지 닳고 단 모습은 찍을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씁쓸한 기분으로 마을을 나오는데 10여명의 아이들 계속 따라 오며 손을 내민다.
그만 가라고 소리쳐도 가는 듯 하다 다시 따라 오고 다시 오고. 더위도 지겨운데 이젠 아이들이 징그러워 지기 까지 한다.
순수한 아이들과 공가지고 공놀이도 하고 제기도 차고 하려 했던 것이 어찌 보면 사치스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
누가 저 아이들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 반성 해 본다.
아디마로 내려와 건너 마을 아리마 마을로 가려니, 아까의 그 아이들 다시 따라 붙는다. 손을 내밀며 발로 공 차는
시늉을 하며 달란다.
에궁~~~~거머리가 따로 없다. 오솔길 같은 숲속 길을 지나니 개 짖는 소리와 함께 아리마 마을이 보인다. 신기하게도 마을 근처에 가니 그 아이들 따라 오지 않는다. 그네들도 남의 마을엔 근접하지 않는 불문율이라도 있나 싶다.
아리마 마을은 보기에도 아주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초입에 학교도 보이고 우리가 들어 서자 아낙들 하나둘씩 수공예품을 사라고 내민다. 조잡한 물건들이지만 모두 한땀 한땀 정성들인 물건들이다.
아이들 소리가 나기에 골목으로 들어 가 보니 몇 명의 사내 아이들이 신발차기 놀이를 하고 있다. 이 곳 아이들은 놀이감이 없어서인지 신발을 던지고 차고 노는 모습을 여러번 보았지만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다.
다가 가 남겨둔 탱탱볼 하나와 비치볼을 주며 배구 폼으로 공을 던져 주니 받아 치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다. 배낭속의 제기를 주며 시범을 보이니 제법 잘 찬다. 아까 그 아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더 달라 하지도 손을 내밀지도 않으니 넘 기분이 좋아 진다.
그 아이들과 한참을 놀고 사진도 담고. 아이들은 저래야 하는데... 우리가 원한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
한참을 놀다 약속 시간이 다가 오기에 서둘러 아디마 레스토랑으로 돌아 와 볶음밥으로 식사, 파인애플 쉐이이크로 후식.(12만낍-16,800) 호사를 누리다.
약속시간이 되자 쌩태우 기사 어김없이 우릴 데리러 와 준다. 감사~~
오는 길 일행은 보내고 두사람은 터미널에 내려 내일 무앙남타 가는 버스 시간을 알아 보고 근처 큰 시장에서 오랜만에 양배추, 순무처럼 생긴 채소 ,귤 등을 사 숙소로 돌아와 찰밥과 양배추 겉절이,라오 비어로 석식 해결.
순무처럼 생겼지만 아삭아삭..배추고리맛도 조금 나고 배처럼 시원하고......넘 맛있었다..
하루쯤 더 머물고 싶었으나 하루 종일 고산족 아이들에게 시달리고 식당도,시장도 빈약한 시골이고 날씨도 생각보다 추워 빨리 태국으로 넘어 가자는 의견이 많아 내일 태국 치앙콩으로 넘어 가기로 하니 버스 시간이 여의치 않다.
이곳에서 첫 버스로 나가면 오후 1시 30분 출발하는 훼이싸이 버스밖에 탈 수 없고, 그럼 치앙콩엘 가서도 한밤중이 되거나 못 갈 것 같아 비상수단을 쓰기로 하고 다시 쌩태우 기사와 협상에 나섰다.
여행사에서 훼이싸이까지 벤을 대절 하려 했더니 140만낍을 달란다. 디스카운트도 한마디에 거절 하기에 포기한 상태.
하는 수 없이 새벽 6시 루앙남타까지 30만낍에 가기로 약속하고 루앙남타에서 9시경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로 한다.
지금 생각하면 비싼 대절료(버스비의 2.5배) 더 주고 서둘러 나올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도 해 본다. 라오스 비자 만료일도 아직 3,4일이나 남았는데....그러나 그 땐 너무 지쳐있었고 밤마다 추위에 떨고 있어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밤 하늘을 쳐다 보니 오늘도 아니다.
하늘의 조화는 그때 그 순간을 놓지면 다시 만나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아쉽지만 하늘의 뜻 인 것을.....
^&^ 므앙씽에 다시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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