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

내가 왜 이럴까?

새울* 2014. 4. 12. 12:27

 

장기 여행 후 슬럼프라 해야 하나 휴식시간이라 해야 하나...사진도 컴퓨터도..

모든 게 심드렁하다. 모든 것에서 손을 놓고 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80 여 일 동안 담아 놓은 사진도 아직 그대로 외장하드에서 잠을 자고 있다.

 

작년만 해도 이 때 쯤 제일 바빴다. 봄꽃들이 너도 나도 앞 다투어 언 땅을 비집고 올라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작년엔 모데미풀을 제 때 만나지 못하고 늦어 싱싱한 녀석을 못 만나 이때가 아니면 또 한해를

기다려야 하기에 대강 준비하고 출사 길에 올랐다.

지리산속 모데미마을에서 처음 발견되어 모데미풀이란 이름을 얻게 된 모데미풀

미세먼지인지 황사인지 하늘이 희뿌연 게 영 맘에 안 든다.

쨍한 햇빛에서 역광을 좋아하는데....빛이 약하다. 다시 올 수도 없고...

 

내가 잠자고 있는 동안 이 녀석들은 벌써 깨어 오순도순 삶을 살고 있다.

난 생긴 대로 사는 게 좋다. 요즘 성형하는 게 대세라지만 생 얼이 더 예쁘고,

성장한 옷차림 보다는 수수하고 편한 옷이 더 좋고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귀걸이 목걸이 반지도 별로다.

 내가 비정상 인지는 몰라도 보석도 관심이 없다. 최영장군 닮았나?~~금을 돌 같이 보라던~~~ㅎㅎ

저희들 멋대로, 주워진대로 어울려 살고 있는 녀석들....

샛노란 녀석 괭이눈을 닮아 금괭이눈??

독을 품고 있는 동이나물

키다리 박새의 어린 잎

한 줄기에 하나의 꽃울 피우는 홀아비바람꽃

꽃 술이 아름답고 잎이 치마처럼 늘어진 처녀치마

여자들의 하이힐을 닮은 것도 같고 새를 닮은 것도 같은 현호색

                        사람들이 강가에 모여 살듯 이 녀석들도 물이 있어야 하나보다.

작년 같으면 꽃 주위의 검불이며 잡풀들 눈에 거슬리는 녀석들은 정리하고 메라를 들이 댔는데..

그냥 이 녀석들이 놀던 곳 그대로 담았다.

저장하고 보니 지저분하고 눈에 거슬리는 게 한 둘이 아니다.

원인은 나의 노구때문이었다. 한번 주저 앉으면 일어서기 힘드니 그냥 대충

찍은 것이다. 서글퍼지는 순간이다. 차라리 찍지 말 것을~~~~~ㅠㅠㅠㅠㅠ

한동안 내 무릎을 위해서, 몸을 위해서 멍때리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살아 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도여행  (0) 2021.04.17
ㅕㅕ  (0) 2019.10.08
정초부터 기분 꿀꿀하네  (0) 2014.02.07
롹키 땜시 또순이 워쪄~~ㅎㅎ  (0) 2012.01.25
다래끼  (0) 2011.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