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사반에서 루앙푸라방으로...지난해 여행시 4-5일 묵으며 돌아 본 곳이지만
이곳을 거쳐야 므앙응오이느아를 갈 수 있기에 다시 들렸다.
작년에 묵었던 한인 G.H를 찾아가니 경기 여파로 전 주인은 캄보디아로 떠났다 한다. 다시 보고 싶었는데...
대신 현지인 종업원이 알아 보고 반긴다.
이곳은 탁밧을 보기 위해 찾아 오는 관광객이 대부분일 정도로 긴 행렬의 스님들 탁 밧 모습이 장관이다.
동트기 전 스님들이 많이 지나는 곳에서 사진을 담고.. 낮엔 메콩강가의 한국인이 경영하는 빅 트리 카페에서 너무 맛있어 잊을 수 없었던 망고 쥬스를 마시고 사진가인 주인 남편의 작업실에서 작품 감상..너무 좋았다.
난 언제 저런 그림을 담아 낼 수 있을까?
다음 날 므앙응오이느아 행 미니벤을 예약 해 놓았지만 탁 밧을 한 번 더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새벽에 탁밧 행렬을 따라가다 인도와 차도의 턱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렌즈가 부상을.....과한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제일 만만히 사용하던 18-200mm가 없으니 앞으로 어찌 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래도 계획된 여정은 진행해야 한다.
므앙응오이느아..이름도 요상하다. 혀가 돌아가지도 않는다.
미니 벤으로 4시간..다시 배를 타고 1시간여를 가야 하는 곳.
지난해 오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오지 중의 오지이기에 므앙씽에서 너무 고생을 많이 하여 힘들어 포기한 곳이다.
배를 타고 가며 만난 경치는 환상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 파란 하늘, 흰 구름. 강가에 보이는 풍광들...물소 떼....
간간히 고기 잡는 어부들...
드디어 도착한 므앙응오이느아. 숙소의 호객 군들이 우릴 반긴다.
선착장에서 가깝고 전망이 좋은 곳으로 숙소를 잡고.. 하늘을 본다.
할 일도 없고..볼 것도 없고.. 전깃불도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만 들어오는 곳, 샤워기의 물도 차가운 물만 나오는 곳,
그냥 멍하니 베란다의 대나무 장의자에 몸을 눕히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숙소 마당을 본다. 내 어릴 적 초딩 때나 봤음직한 어미닭과 병아리 떼 너무 정겹다.
젊은이들이 하는 말대로 멍 때리고 있어도 심심하지 않은 곳.궁금한 것도, 집 생각도, 아이들 생각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냥 푸근하고 마음 편하다.
선착장에서 만난 한국의 젊은 여행객과 저녁식사를 하던 식당에 소주가 있다.
라오스의 오지에도 한국의 이슬이가 왕림을 하시다니....대단한 이슬이다.
이곳에도 트레킹코스가 있는데 1일 코스, 1박2일 코스, 2박3일 코스, 험한 산을 올라 고산족 마을에서 숙박을 하는 일정이라 구미가 당기지만 내 무릎사정으로는 무리다. 렌즈 사건 후, 과한 욕심은 내지 않기로 한다.
다음 날. 당일 트레킹을 할까 하는데...선착장에서 현지인들이 줄줄이 올라 온다. 궁금하여 따라 가 보니...대박~~
열흘에 한번 열리는 장날이란다. 좁다란 골목에서 열리는 시장. 보통 장터처럼 물건이 다양하지는 않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장터.. 그러나 이게 웬 횡재~~여인들이 옛날 저울로 달아 파는 노란 국수가닥 같은 것...궁금....담배다. 담배 잎을 어떻게 저렇게 가늘게 썰었을까 궁금하다. 실고추처럼 가늘다. 담배의 인기가 짱이다. 순식간에 동이 나 버렸다.
제법 여러 사람이 앉아 팔고 있었는데.....
옛날 나의 할아버지께서 신문지에 돌돌 말아 피우시던 방식 그대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오랫만에 만난 것 같다.
내가 타임머신을 탄 것일까? 2시간도 못 돼 장터는 완전 파장..아무 것도 없는 골목으로 변했다.
열흘 후에나 이 골목은 다시 북적북적 하겠지.....
트레킹은 내일로 미루고 그냥 하늘을 보고..흘러가는 강을 보고..지나는 배를 보고. 마당에서 노니는 강아지와 어미닭을 졸졸 따라다니는 병아리를 보고 , 오리가 꽥꽥 거리는 자연의 음악을 듣고..마당가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을 보고..그냥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심심하질 않다. 지루하지도 않다. 그냥 눌러 앉아 이곳에서 살면 어떨까?
떠나기도 전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 별로 볼 것도 없는데....할 일도 없는데....전깃불도, 인터넷도, 전화도, TV도,
아무 것도 없는데 .....가진 것이 없으므로 마음이 편한 건 아닐까?~
우리가 못 산다고 생각하는 라오스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세계 1위라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우린 가진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불행하다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저녁에 포인트 좋은 강가 레스토랑에 앉아 일몰을 본다. 아름답다는 말밖에.
다음 날 가이드 없이 그냥 편하게 산길을, 들길을 걸었다. 낮엔 무지 덥다.
인적 없는 산길이지만 두려움은 없다. 타박타박 걷는 길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게 있다.
인디안들의 암호 같기도 하고..원시인들이 쓰던 암호였을까? 100mm마다 표시 되어 있다.
내 나이 10살 전에 보았음직한 모습들을 만났다. 반갑다. 그 때가 그립다.
여기도 중국인들에 의해 개발의 바람이 불어 다리가 놓여 진다고 한다.
축하해야 하나 안타까워 해야 하나?~~~~~~~~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어 주면 좋겠다.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볼 것도 , 할 것도 없고 ,화려하지도 않고 고생스럽지만 여행하고 싶은 곳 1위라 하는데,
순수한 자연을 만나 볼 수 있어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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