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

[스크랩] 못생긴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더니.....

새울* 2010. 3. 14. 13:51

3년전인가?~~교무실 한 귀퉁이 창가에 생소한  선인장 화분 하나.
너무 신기하고 앙증맞아 종이컵에 한웅큼 담아 화분에 심어 보았다.

 

보통 식물의 번식은 씨로 삽목으로 뿌리로...등등 자세한 상식이 없어 이정도로
알고 있었는데....제 에미의 잎에 달라 붙어 쌍떡잎으로 거기에 뿌리까지 2,3개 붙어
잎의 주변에 다닥다닥 붙어있는게 여간 신기하지 않았다.

 

이 넘이 크면서 계속 잎주변에 새끼(?)만 달고 있었다.
옆자리의 다른 화분에 주저 앉아 번식을 하려고 하는데....
며칠에 한번은 새끼를 따 버리는 일이 일과가 될 정도로 번식력이 놀라웠지.
그때부터 이넘이 미워지기 시작하는거야.

 

가난한 흥부 줄줄이 자식만 낳듯 이녀석이 꼭 그꼴인 것 같기도 하고
어릴 적 뻐꾸기 노랠 들으면 괜히 신나고 흥겨웠는데...언젠가 어느 TV 다큐멘터리에
남의 둥지에 알 낳아 놓은 뻐국이란 넘, 남의 알은 밀쳐 내  버리고 제새끼 어찌될까 뻐국뻐꾹 울던 장면을 보고 얄미운 뻐꾸기 생각도 나고.......ㅎㅎㅎㅎㅎ

 

이래저래 이넘이 미워 한구석에 몰아 넣고 관심도 두지 않았더니
모양새가 영 말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키만 훌쩍 큰게 더 밉게 보인다.
겨울추위에 동사해도 안 아깝다 생각하고 베란다에 그냥 소박을 해 버렸지.

 

어느날 보니 미운 키다리 아저씨 꽃망울이 맺혀있다.
산스베리아나 이넘이나 꽃 색깔이 초록도 아니요,노랑도아니요...잎인지 꽃인지...
색깔로는 구분이 안되니 별로 탐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거의 잊고 살았는데...대전에서의 벙개날 어느 찻집에 가니 창가에 이 녀석 화분이 있는게 아닌가?  신기할 것도 탐나지도 않지만....암달구들 신기하단다. 찻집 주인왈......


이래뵈도 요넘이 우주까지 갔다나...우리나라의 첫 우주인 이소현이 실험하려고 가지고 간 식물이 이넘이라네.

그렇구나.....번식력이 강하다 보니 우주에서도 살아 남아 번식하나 보려고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예향아씨와 또순양이 담아 갔는데......잘 크고 있는지 모르겠네.

 

들로 산으로 사진 연습을 나가야 하는데 아직은  식물원에나 가야 꽃을 만날 수 있으니
매일 갈 수도 없고  마침 이녀석을 모델로 쓰게 된거지.....

 

모델로 쓰려고 자세히 보니.........자그마한 꽃이 앙증맞고 귀엽네.
색깔이 화려하고 이쁘진 않지만 은은한 것이 그런대로 이쁘다는 생각을 하며

 

 

옛날 줄줄이 자식이 많으니 맏자식 잘 가르쳐 동생들 뒷바라지 하라고 논,밭팔고...소팔아 한양으로 유학보내고 작은 아들과 딸은 집안 일 돌보며 학교 문턱도 못보낸 집이

한 두집이었나....죽기 살기로 온가족이 뒷바라지 해서 판 검사 만들어 놓으니

 

부잣집 딸래미에게 꽉 잡혀 부모형제 생각은 할 겨를도없고 나 몰라라 할때...

못배운 자식이 부모님 모시고 살았다던 일화를 생각하며

구박하고 미워한 이넘이 내 모델이 되어 효자노릇을 해 주니 그 생각이 나네.....ㅎㅎ


역시 옛말 틀린 게 하나도 없나부다. 못난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꽃하면 이정도의 색깔은 되어야지.....ㅋㅋㅋㅋㅋ 군자란 하나는 지고 다시 한넘이 한창이니 이넘도 모델.....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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