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삼 세 번 미안마 (3, 청와 가는 길)

새울* 2019. 2. 1. 21:21




타투 할머니들을 만나고 원래는 씨트웨에서 비행기로 인레 호수를 갈 수 있는 헤호로 가려했다.

오는 길에 씨트웨 공항에서 알아보니 직접 가는 비행기는 없고 양곤을 거쳐 가야 한단다.

그러려면 비행기 값도 어마어마하지만 양곤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한다니 난감하다.

버스로 가는 방법은 10시간 넘게 바간으로 가서 비행길 타던지 버스로 가야 한단다.

또한 바간 가는 길이 산악지대라 험하기까지 하다니....

이때부터 여정이 힘들어 진 것 같다.


그래도 씨트웨까지는 나가야 한다. 배를 또 타려니 올 때 선착장에서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택시 기사에게 물어 보니 버스도 있고 미니 벤도 있다한다.

버스를 타는 곳도 모르겠고 버스 타는 곳 까지 택시를 타야하고 번거로워

숙소에서 픽업된다는 미니 벤을 예약했다.


인당 15,000 짯, 비싼 줄 알지만 배 삯이 3만 짯 이었으니 눈 감기로 한다.

또한 씨트웨에서 숙소까지 데려다 준다니 그게 그거 아닌가 싶다.

뱃길을 구경했으니 차에서 보는 풍경도 기대된다.


앗~~미니 벤이라더니 우리나라 스타렉스~~~

여행객은 없고 현지인들만 탔다. 그래도 부탁했던 앞자리라 봐 주기로.

현지인들 내릴 때 보니 5,000 짯 낸다. 무려 3배를 받다니...바가지~~

그래도 배 보다 싸고 숙소에서 픽업해 주고 데려다 주고.. 편히 왔으니

만족이다. 4시간 정도 걸렸던가?~~


지난 번 머물던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 무렵 씨트웨 해변의 일몰이 아름답다하니 씨푸드도 먹고

일몰도 보려고 해변으로....마침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니 한껏 기분 좀 내 보자.


기대했던 것 보다 일몰이 얼마나 예쁘던지... 지금도 설렌다.

바간 유적지의 일몰도 멋있고 인레 호수의 일몰도 두 번씩이나 보았지만

해안선에 비치는 석양 빛...환상이다.


여행 코스를 시계방향으로 가려했는데 남에서 북으로 갔다가 다시 남으로

내려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고민이지만 오늘을 즐기자.

해 진 후 해산물 요리와 포도주 한잔~~~

엊그제 내 생일에 미역국 라면으로 때웠다고 일행이 쏘았다. 더 맛있다.ㅎㅎ

얼마인지 ??? 내 기억엔 별로 비싸지 않았던 것 같지만 현지 수준엔 비쌌던 기억,

아름다운 일몰로 눈 호강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입 호강 했던 날이다.


다음 날, 올 때 예매했던 비행기 타는 날. 씨트웨에서 탄드웨.

탄드웨는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3대 해변중 하나인 나팔리 비치가 있는 도시다.

현지어로는 응아빨리라 하는 곳, 외국 관광객이 많이 오고 물가도 비싸다 하여 일정에

넣지도 않았던 곳이지만 이왕 왔으니 하루 이틀 묵기로 한다.

물론 숙소 예약도 안했다. 검색했던 싸고 친절하다는 곳엘 갔더니 싱글 룸 하나 밖에 없단다. 트리 풀 룸이면 모를까....

미안마에서 처음 본 얼굴도 예쁘고 친절한 여자 택시기사에게

싸고 좋은 숙소 추전 해 달라하여 찾아 간 곳, 마침 트리 풀 룸 하나 비어있다. 천만다행,

해변과 맞닿아 있어 위치도 최고다. AZ Family Resort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방갈로도 여러 채 있고 자그마한 건물에 방이 몇 개 있다. 깨끗하고 쾌적하다.

1박에 85,000 짯 달란다. 깎아 달라니 2박에 165,000짯(한화 12만 원정도)~~

방이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휴라서인지 숙소마다 난리다.


오픈한지 3년 되었는데 한국인은 우리가 처음이란다

. 난 이름도 모르는 아이돌을 좋아 한다며 몰려드는 아가씨들이 귀엽다.

아침 식사도 푸짐하고 맛있다. 여자 메니저, 스텝들 모두 친절하다.

다행히 건기인데다 이곳이 북쪽이라서인지 해수욕하기엔 좀 추울 것 같아 해수욕객이 많질 않아 한산해 더욱 좋았다.

겨울에 조용히 쉬러 가기에 좋을 것 같다.


벵골만으로 지는 해가 너무 아름답다. 야자수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별과 은하수가

내 맘을 설레게 하지만 삼각대를 가져가지 않아 눈으로만 담아야 했다. 아쉽다. 아깝다.....

이틀을 하는 일 없이 바닷가에서 일출 보고 석양 보고, 코코넛도 사 먹고...

후회스러운 맛사지도 받아 보고...천국이 따로 없다. 그래도 떠나야한다.


청와를 가려면 파테인으로 가야하는데 양곤으로 가서 버스로 4시간을 가야 한단다.

그럼 양곤까지 비행기나 버스로 가야하는데...난감하다.

파테인으로 직접 가는 버스는 없고 프롬이라 했던가? 갈아타야하는데 하루에 몇 번 있는지 확실히 모른단다.

그러면서 택시를 권한다. 얼마냐 물으니 200달러,

와~ 이거다. 양곤까지 비행기 값도 3인면 300달러 가까운데..또 버스도 타야하고.. 결정했다.

택시로 가기로..10시간 걸린다니 부딪혀 보기로....


공항에서 지루하고 힘든 시간 보내지 않아도 되고.. 가면서 경치도 구경하고..

아침 8시 출발, 택시 기사가 영어도 잘 하고 친절하고 깔끔하게 생겼다.

꽁야도 안 씹고.....(일종의 환각제로 씹으면서 붉은 침을 뱉어낸다.)

그런데...탄드웨에서 “과”라는 곳까지 도로 상태가 말이 아니다.

포장은 되어 있는데 여기 저기 패여서 공사 중인 곳이 얼마나 많은지

간이 덜렁덜렁한다. 한국의 도로가 생각난다, 터널이 없으니 산길도 구불구불 돌아가야 하고

한국이면 두 세 시간 걸릴 거리라 할까?


“과”를 지나고 나니 도로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꼬부랑길은 여전하여 속도를 내지 못한다.

40에서 최대 60Km 였던 것 같다.

파테인 가는 길, 바다가 보이는 씨 푸드 레스토랑.

해산물을 보고 직접 고르면 요리해 준다. 갑오징어와 새우요리, 볶음밥을 시켰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 가격도 싸고...23500짯 4인이 배부르게 먹었으니.


10시간을 달려 파테인에 도착하니 오후 6시경,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청와를 가려했는데 배 시간이 저녁 8시에 한 번이라니 다음 날 하루 종일 할 일이 없다.

의논 끝에 숙소에 짐만 맡기고 밤 8시 배를 타기로 하고

기사에게 값싸고 퀄리티 최고인 숙소로 데려다 달라니 너털웃음이다.


찾아 간 Swen Hotel , 정말 가성비 최고의 호텔이었다.

방 2개 1박 60불에 예약했는데, 체크아웃 시 5불 깎아준다. 세일한다고.

오픈한지 얼마 안 된 것 같고 청결상태 최상, 침구도 정갈하고, 친절은 기본, 아침 식사에 나온 떡,

우리나라 약밥 같다. 정말 맛있다. 강력 추천한다.

카운터에 케리어를 맡기고,

서둘러 배에서 하룻밤 필요한 간단한 옷만 챙겨 호텔 레스토랑의 볶음밥으로 도시락을 싸 달라 하여 선착장으로 갔다.

택시 기사가 안내 해 주는 배에 올라보니...입이 쩌 억 벌어진다. 

엄청 큰 배에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현지인들...

의자도 아니고 울퉁불퉁한 바닥에 나이론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안내 해준 곳,

매점 주인이 잔다는 컴컴한 공간...한 사람 겨우 누울 수 있었다. 매점 여주인, 잠 자리를 뺏겼다.

외국인이라 무어라 말도 못하고...ㅎ

알고 보니 몇 시간 전부터 자리 잡은 것 같다. 돗자리도 원래 있는 줄 알았더니 승객이 가지고 다니는 거였다.

그래도 외국인이라고 자리를 양보 해 주어 새우처럼 구부리고 누울 수 있었지만 춥고 시끄럽고...잠을 잘 수 없다.

낮 배의 모습, 복잡했던 배 사진은 담질 못했다. 아랜 미안마 아가씨의 긴 머리가 놀라워서..


꼬박 10시간을 달려 새벽 6시에 청와 선착장에 도착했다.

미리 전화로 예약해둔 현지인 가이드 미스터 얀,

한국에서 3년인가 돈 벌어 고향인 청와에 논사고 차를 두 대나 사서 논농사 지으며 한국 관광객이 오면 가이드도 한단다.

우리말이 통하니 넘 좋다.. 그 곳에선 부자소리 들을 것 같다.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인다.


일출시간에 맞춰가려고 서둘러 1시간여를 달려간 곳, 사진보고 반했던 곳...신기하다.

터키 카파토키아 버섯바위와 닮은 바위도 신기하고 아름답다.

1년 중 11월에서 2월까지만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니 고생이 되어도 안 올 수 있겠는가?


여러 가지 모양의 바위위에 파란 파래로 덮힌 바닷가에서 만나는 일출,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

낮 12시와 저녁 7시에 출발하는 배가 있고 숙박시설이 없어 이곳에선 머물 수 없단다

미스터 얀의 꿈이 이곳에 게스트하우스를 짓는 일이라니 언젠가는 여유롭게 다녀 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나절 투어비는 25,000짯. 2만으로 검색했는데.....


친절히 안내 해 준 몇 군데 볼거리들을 보고,

낮 12시 출발한 배는 어제 보다 배도 작고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저마다 돗자리와 도시락을 가지고 자리 잡는다.

우린 가이드가 전화로 예약한 5000짯짜리, 한사람이 누울 수 있는 방과

 현지인이 깔아 놓은 자리 위 한 모퉁이에 앉을 수 있었다.

그래도 낮이라 주변 경치를 구경 할 수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배 삯은 인당 3000짯, 싸기는 하다.

우리 돈 2000원 정도에 10시간 배를 타고 갈 수 있으니...외국인이라고 더 받지도 않는다.


밤 10시에 도착한다던 배가 8시에 도착했다.

두 시간이나 남았으니 내릴 생각도 안 하고 앉아 있었는데 사람들이

우르르 거의 다 내린다. 여기가 파테인이냐고 물어봐도 못 알아듣는다.

남아 있는 사람도 있으니 더 가는 줄 알았는데.. 파테인이다.


밤에 타고 밤에 내리니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혼비백산 서둘러 내려 Swen 호텔로,

한 밤 중이라 가져간 누룽지로 저녁식사 해결. 진공 포장해 간 볶은 김치와 먹으니 환상이다.

역시 우리 음식이 최고다.


청와의 가이드 미스터 얀의 말 , 한국 사람이 몇이나 왔다 갔냐고 물었더니

한 30여분 왔다 갔는데 그 중 우리 일행이 최고령자란다.

아 이 구~~~맙소사. 최고령자라니.....웃어야하나..울어야하나.....


이렇게 힘든 여정이니 웬만해서 엄두를 낼 수 있을까?

인레에서 만난 화가라는 한국인 여행자. 자기도 청와의 여정이 힘들었다고...

힘든 만큼 해 냈다는 성취감~~이래서 자유여행을 하는 거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