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스크랩] 널 위해.....일년을 기다렸다.

새울* 2010. 3. 14. 14:03

자연이나 인간사나 기다림은 필요한 것 같다.
작년 이맘때 멋모르고 따라나선 길에 만났던 노랑망태...
우연히 힘들이지 않고 첫 만남을 가졌기에 그리 힘든 만남이 아닌 줄 알았다.

언제나 날 기다려 줄줄 알았는데........


작년에 만났던 곳에 몇번을 갔는지....... 아무 흔적도 없다.
마치  첫사랑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자주 가던 곳을 맴도는 것 처럼....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앉아서 기다리기엔 세월의 속도 앞에 영 못 만날 것 같아
찾아 나서기로 하고 이슬비 내리는 산길을 일찌감치 올랐다.
이슬비에 얼굴은 빗방울인지 땀인지  뒤범벅이 된채로...

 

데이트하던 곳이 아니면 어떠랴....보고픈 님을 만나기만 하면 되는 것을.
미끄러지고 또 넘어지고...등엔 베낭이 날 짓누르고. 


가파른 비탈길...시간의 흐름을 못견딘 망태 할배가 하얗게 새어 날 반긴다.

진작 와 주지 않은 것을 원망이나 하는 것처럼....
임종하기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하며 잊지 않기 위해 찰칵...

아쉬움을 뒤로 하고 찾아나선 길. 멀리  첫사랑 숫총각처럼 싱싱한 샛노란 님이 보인다.
한걸음에 달려가.....환호를 지른다. 고맙다. 젊음을 잃지 않고 날 기다려 줘서 .....

얼마를 얼싸 안고 놀았는지....앞태도 이쁘고 뒷모습도 멋있고...요리보아도 조리 보아도 이쁘기만 하다.


사람을 이렇게 사심없이 사랑했으면...고통과 연민 ,후회도 없을 것을....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왜 이런 순수한 마음을 가질 수가 없는 것일까?

아직 수양이 덜 되어 그럴까? 아님 철이 덜 들어서일까? 욕심때문이리라...
나이들어 황천이 가까운 나이에도 버릴 수 없는 욕심...

 

한참을 노닐다....모기떼의 성화에 발길을 돌려 돌아오는 길...
청춘을 뒤로하고 서서히 사그라드는 님을 만났다.


인간이나...자연이나 세월과 시간앞엔 장사가 없네...

찌그러지는 모습이 나의 모습 같다.
그래도 아직은 ......지는 모습이 흉하지만은 않다.
내 모습도 그럴까???????

 

생을 다한 망태할배의 모습이 나의 앞날을 보는 듯....

그래도 나는 기다리리라....몇번의 만남일찌는 모르지만 첫사랑 그 님이 오기를~~~~

욕심을 버리고 편견없이 사랑하는 연습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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