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웃던 햇님은 간 곳이 없고 눈발이 날리고 있네..
만 20년전 울 엄마를 깊은 산속 어두운 곳에 모시고 삼우제 지내고
오던 날도 이렇게 눈이 내렸었는데...
오늘 엄마 만나러 가려니 화창하던 날씨가 갑자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네.
저 눈따라 울 엄마가 오시려나?~~~
가을이면 코스모스잎을 따서 문창호지 바르시던 우리 엄마~~~
모진 세월 살다 가신 우리 엄마...
호랑이 같은 시아버지와 내숭덩어리 시어머님 모시길 40여년...
울 할머니 돌아 가시고 3개월만에 울 엄마도 가셨으니 시집와 한 평생을
시집살이를 하다 가신 셈이다.
1남 4녀..삼대독자 아들하나 두고 딸만 줄줄이 낳아 마음 고생도 엄청 하셨지.
거기다 여우같은 시누이 ..나보다 한살위의 딸같은 시누이와 함께 였으니...
찢어지게 가난하던 친정때문에 설음도 많이 받으시고 고집불통 울 아버지 맘 고생도
많이 시키셨지...
맏이였던 나에게 기대도 많으셨는데 기대만큼 살지도 못하고 병치레만 하였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외손녀 셋을 손수 키워주시고..봄이면 된장, 고추장, 가을이면 김장담그기...
철마다 이불빨래... 힘든일은 모두 엄마 차지였다.
그래서 지금도 난 일을 못한다..울 엄마 덕분에~~~ㅠㅠ
퇴근하여 돌아 와 보면 김장을 끝내시고도 냉동실 안엔 만두가 한가득이다.
손도 빠르시고 음식 솜씨도 따라 갈 사람이 없었는데....
이렇게 을씨년스러운 날엔 주먹만한 김치만두 넣고 끓인 만두국이 제격인데.....
엄마가 가시고..... 난 한번도 그 만두를 만들어 보지도 먹어 보지도 못했다.
내 딸들에게 미안하다. 외할머니표 만두를 전수해 주지 못했으니~~
그렇게 일만 하시다 지금 내 나이......아까운 나이에 떠나 버리셨다.
내가 그 나이가 되었으니 앞으로의 삶은 덤이 아닐까?~~
엄마가 가시고 모든 일을 내가 하고 보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제서야 알아차린 철없는 딸....그것도 맏딸이었던 내가.
그 철없는 딸이 오늘 엄마를 만나러 가려는데 눈이 내리네....
엄마를 혼자 두고 뒤돌아 오던 그 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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