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

[스크랩]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새울* 2010. 3. 14. 14:09

지난 추석 ..큰애가 시골 내려 가는 길에  엘리베이터 안이 빡빡하게 짐을 싣고 왔다.
그 중 제일 무겁고 덩치 큰 넘이 한 두어 말은 듬직한 매실 엑기스통....

지난 여름 방학에 시댁에 내려 갔을 때 시어머님이  주셨단다.


집에 갖다 놓고 직장 다니느라  바쁘다 보니 걍 모셔 뒀던 걸 이번 추석에

우리집으로 모셔 온 거다. 여기저기 뒤져 병이란 병. 통이란 통은 다 꺼내어 담아 놓고 나니 쪼글쪼글한 매실이 큰 스텐 양푼으로 하나 가득~~~

장아찌로 발라 내자니 너무 오래 되어 과육이 하나도 없고..버리자니 아깝고.

 

물에 불려 놓았다가 오늘 아침 손가락이 퉁퉁 부어 오를 때까지 씨를 발라 내었다.
엑기스는 세 딸들과  나누어 갖고...

 

매실 씨를 발라내며 사돈 마님 생각을 해 본다.
처음 상견례를 할때...

세련 되지는 않았지만 후덕하고 인정 많은 인상이 아직도 변함이 없다.


9남매 맏아들(바깥사돈)에게 시집와서 시동생 시누이 공부 시켜 시집 장가 보내고

시부모 공양하길  올 여름 시모님이 돌아 가시며 끝이 났으니...

나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철마다 된장, 고추장은 물론 김치도 한두가지가 아닌 예닐곱 가지씩 담아 택배로 보내셨다. 음식솜씨 또한 폐백 음식을 만들 정도로 끝내 준다.

둘째, 셋째 시집갈 때도 안사돈이 부주라시며 폐백 음식을 만들어 가져 오셨다.

덕분에 신경 쓸 일 없이 시집을 보냈으니..그 고마움이란.

 

사돈댁이 지리산 아랫마을 남원 고을이니 젊어선 지리산을 안방 드나들 듯 하셨다나...
그 때만 해도 등산 인구가 많지 않고 등산화 신을 생각도 못했던 때라..

가벼운 운동화 신고 지리산을 종주 했다나......

 

그래서 인지... 워낙 일을 많이 하고 살아서 인지....
몇년 전부터 허리 다리를 쓰지 못하고... 고생을 하셨다.


한 3년 전 허리 수술을 하고 좀 나아져 겨우 다닐 정도였지만 여행 한번 제대로  못 하였다. 그런 몸으로 90이 훨 넘은 시모님 공양을 하다 지난 여름 시모님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며칠전  무릎 수술을 받고 지금 병원에서 요양 중이다.


가깝기나 해야 문병이라도 가는데...저 남쪽 끝 여수의 한 병원이라니..

엄두도 못내고 미안한 마음 한이 없다.

 

안 사돈의 나이가 우리 보다 두어 살 워이니 살아 온 과정이 다 거기서 거기지 싶다.
우리 달구들도 요즘 들어 여기저기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걱정이다.

 

매일 얼굴을 보여 주던 주창수 친구도 20여일 통 감감(??)이고....또순양도 고생하고..

바람친구도 ..태산달구도 어깨때문에 ..산새는 눈이...방금 창에서 만난 새싹이도 무릎이 고장 난 듯 하네..


언제까지나 건강 할 줄 알았던 달구들도 들여다 보니 여기 저기 삐걱 거리네..

매사에 과하면 모자람만 못 하다는 옛 말이 하나 그른 게 없나부다.
산행도 험하지 않은 산으로 골라 해야 할 것 같고...

일도 무리하게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도 옴추려 들고...여기저기 아프리라.
적당히 운동하며 건강지키고 암달구들 너무 무리한 가사도 자제 하길~~~
손주 귀엽고 자식들 도와 준다고.. 애 보는 일도 이젠 무리야~~

 

사돈 마님 쾌차하여 지리산 종주는 아니라도...올레길이라도 오를 수 있길 기원해 본다.
우리 달구방 달구들도 건강하고...건강한 모습으로 정모에서 만나길 기대하며....
스산한 가을 날,심란한 마음으로 끄적여 본다.

 요즘 애들 하는 말이래~~젊어서 고생은 늙어 골병이라나~~~그말이 정답인 것 같아~~~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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