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애 보기 할 때 주말은 내 자유시간이다.
이변이 없는 한~~
미리 여기저기 검색도 해보고 머리를 굴려봐도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실은 갈 곳도 많고 가 보고싶은 곳은 많지만 차편이 여의치 않다.
두 딸래미 운전은 하지만 아직 초보딱지를 떼지 못하여 이제 겨우 동네 아는 길만
다닌다니...먼 시골길 가잘 수도 없고..
모처럼만에 하루 쉬는 사위...장모 기사 시키는 것도 미안코..
20여년전 따 놓고 장롱면허 만든 게 이렇게 후회스러울 수가 없다.
하여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광주 근교 화순에 있는 운주사라는 사찰을 찜했다.
인터넷 검색하니 버스 번호가 두개가 뜬다 시간표까지....
늦은 아침을 먹고 터니널 앞에 도착하니 한 20분은 기다려야 내가 탈 218번 버스가 올 것같다.
어딜 들어가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어중간 하고..버스 정류소에서 기다리자니 춥고 복잡하고...
어찌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218번 버스가 오는 게 아닌가...
와~~웬 횡재~~ 인터넷 시간표가 변경됬나부다.....하고 횡재한 기분을 만끽하며 버스가 나의 목적지에 데려다 주기만 기다리고 차창밖 경치만 내다 보고 있는데...가도 가도 목적지가 ...
한시간 30분 걸린다고 되어 있었는데 두시간여를 가도 끝이 없는기라..
그때...기사 왈~~~"아줌씨는 어디까지 가시냔다..
운주사 가는데요....뒤에 앉은 촌 할매..."이차는 운주사 가는 버스가 이닌디요"....
엥~~~분명 218번..운주사 간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218번이라도 앞에 "운주사" 라고 표딱지가 붙어 있어야 간다나 뭐라나....
으~~~똑똑한 척 물어 보지도 않고 의기양양하던 용인 할매 광주와서 완죤 촌 할매 되었다.
그럼 어쩐다요?~~요 앞 사거리에서 버스를 갈아 타고 가라며 사거리에서 내리란다.
몇번 버스 타느냐 물어 보니 역시 218번 타라나... 고맙다 하고 내리려니~~
으~~돈을 더 내란다. 얼마요? 자그마치 1900원 더 내라네~~
비싸니 깎아 달랄 수 도 없고...속이 쓰리지만 카드로 긁고 내리려니..
기사왈~~조길로 걸어가면 그리 멀지 않으니 걸어 가란다.
3,40분에 한대씩 다니는 버스 기다리느니 걷자 싶어 눈쌓인 아스팔트를 걷다보니 이정표가 나온다.
운주사~~~2Km~~ 이 정도야~~~걷자. 벌써 보름여를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만 했더니
다리힘도 딸리고..배둘레헴도 장난이 아니니 아마도 운주사 와불님께서 운동하라고 버스를 잘 못 타도록 하신 건 아닐찌....
이정표가 잘 못 된 건지...나의 머리속 1Km가 잘 못 입력 된 건지....가도 가도 아직이다.
1시 30분 도착 예정이던 것이 한시간이 훌쩍 넘어 2시 반이다.
인터넷 검색에 운주사앞 추어탕이 유명하다 하여 아무런 준비도 안 했는데 두집 모두 휴업이란다.ㅠㅠㅠㅠ 하릴 없이 점심도 굶게 생겼다.
매표소앞 포차에 오뎅. 핫도그..등 간단한 요기 거리가 있을 것 같아 물어 보니 늦게 나와
아직 준비중...한끼 굶어 어쩌랴~~~걍 운주사로....것도 경로 우대 공짜로~~~
비싼 버스비 대신~~괜찮네~~~~ㅎㅎ
다행히 맑고 푸른 하늘이 날 설레게 한다.
절 안에 있는 전통찻집에서 구수하고 달콤한 대추차로 허기를 달랠 수 밖에.....
운주사는 도선국사의 전설이 ...
운주사에 천불 천탑을 세우면 국운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 국사는 도력으로 하룻밤 사이에
천기의 석탑과 천기의 석불을 세우기로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동자승이 장난삼아 닭소리를 내는 바람에 한쌍의 불상은 세우지 못했다 한다.
이 한쌍의 불상은 절 서쪽 산비탈에 있다. 남편불상과 아내 불상은 솔숲에 사이좋게 나란히 누워있
다. 정식이름은 "운주사 와형석조여래불"이며 국내 와불중 제일 크단다.
특이 한 건..와불이라 하면 석가여래 열반 모습인 옆으로 팔을 베고 있는 모습인데
이곳 와불은 하늘을 바라보며 누워있는 것이다.
이 와불이 일어서는 날 새로운 세상이 온다고도 전해진다는데.....
불상의 모습도 여늬 절과 달리 걍 우리네 모습과 흡사한 모양으로 흥미롭다.
탑의 모양도 가지각색... 도넛모양도 있고 공모양으로 얹어진 것도 있고....
천불천탑이라 하나 지금은 석탑 21기 석불 100여기가 남아 있다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불자가 아니라도 한번쯤 가 볼 만한 곳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지 추운 겨울인데도 관광버스 몇대가 사람들을 쏟아낸다.
안내인이나 스님이 안내하며 설명하는 양이 불교 순례지중 한 곳인 것 같다.
고생하며 찾아 온 곳이지만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 오는 길.
요즘처럼 어수선한 세태에 운주사 와불이 벌떡 일어나 새로운 세상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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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가는 길가에 요한의 옹기점을 지나치며 마눌이 아프다는데 문병을 하고도 싶었으나
아픈 마눌에게 불청객으로 부담을 줄 것 같아 걍 지나쳐 왔으니 요한 친구 섭해 마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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