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

[스크랩] 일출보다 일몰이 ~~~~

새울* 2010. 3. 14. 13:04

대천에서 손주넘들에게 정신이 빠져 있는데 폰이 울린다.

여동생의 전화다. 어디냐고~~ 우리 형제는 20여년 전부터 여름 휴가를 같이 다녔다.

이제 동생도 사위 보고 나도 아이들과 휴가를 왔으니 이번 여름은 아이들과 어울리는 줄

알았는데 일욜에 같이 가잔다.

변산에 콘도 신청을 했는데 당첨이 안 되고 대기라고 하더니 빈 자리가 났다고 연락이 왔다나~~

 

아휴 새울이 이렇게 인기가 좋은 줄 몰랐지?

오라하면 가야 다음에 또 불러줄 것 같아 피곤해도 간다고 했다.

토욜 밤 9시가 넘어 집에 도착...싸온 빨래 해 널고...다시 가방 챙기고.바쁘다 바뻐~~

 

다음날 10에 출발~어제 올라온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남쪽으로~~

콘도에서 잠시 쉬고 저녁 해변에 가봐도 노친네들이 할 일이란 ~~

모두들 동양화 감상하느라 여념이 없는데 살짝 빠져나와 일몰을 찍으려 하니 맑던 하늘에 구름이 낀다.

일몰과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

 

갑자기 오느라 사전 조사가 미흡하여 어딜 가야 할찌 난감하다.

채석강이 유명하다기에 식전에 채석강을 구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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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공원이 있다기에 갔더니 완전 엉터리다. 오는 길에 내소사에 들러 전나무 숲길을 거닐고

법당에 예불하고~~ 곰소에 들려 천일염 한가마~ 까나리 액젓, 새우젓, 등등~~ 회거리도 사고 

회를 먹어야 한다고 숙소로 가자하는 걸 솔섬 일몰을 보자고 했더니 회가 상한다나~어쩌면 좋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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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절히 원하니 일부는 숙소로 가고...일부는 석양을 보고 가기로 하고

*전북 학생 해양 수련원*이라는 곳으로~    아직 해가 넘어 가려면 멀었다.

제부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나 어쩌랴.

 

 잠시후 하나 둘씩 찍사들이 몰려 온다. 기다란 삼각대를 들고 카메라 가방을 메고~

 해변 여기저기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좋은 자리를 잡기에 여념이 없다.족히 이십여명은 되는 것 같다.

으이그~~~기죽어~ 똑딱이 달랑들고 일몰을 찍는다고 왔으니~~

 

 해변엔 내려가지도 못하고 서성이며 해당화만 찍고 있는데 또 한 사람 찍사가 옆으로 온다.

자기는 광주 사람인데 서울갔다가 오는길에 날씨도 좋고 시간이 맞아 일몰을 찍으러 왔단다.

 삼각대를 가져오지 못해 사려해도 파는 곳이 없다고 아쉬워 죽겠단다.

 

그래서 나도 광주에서 오래 살았노라 하며 이런 연장으로 일몰을 찍을 수나 있냐고 했더니....

 얼마던지 찍을 수 있으니 좋은 자리를 잡으라며 위치까지 일러준다.

포인트는 프로인지 아마추어인지...찍사들이 점령해 버렸다.

시간이 지나니 해가 점점 기울기 시작한다.

 

아무리 찍어도 역광이다보니 모두 퍼져서 말이 아니다.

여기저기 눌러보고 다시 해봐도... 기술부족~ 솜씨없는 목수처럼 연장탓~~

손주넘들 노래대로 *미치겠다* 연발이다. 방방 뛰겠다.

 

젤루가 있었으면 얼마나 멋진 장면을 연출할까? 얼마나 좋아 할까? 대장도 방방 뛰리라. 넘 아쉽다.

 이 순간을 놓치면 언제 저런 장관을 볼 수 있으랴~~되던 안되던 열심히 눌러댔다.

 

안타깝고, 화나고,아쉽고~~, 멋있고, 이쁘고, 아름답고~~~~~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내 평생 그렇게 멋있는 일몰은 첨 만났다. 누군가 그런 것 같다 . 일출보다 일몰이 더 아름답다고~~~

정말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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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노년이 아름다우면 좋겠다. 붉게 물든 저녁노을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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