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는 이야기

[스크랩] 모두 잘났다.

새울* 2010. 3. 14. 13:08

나이 들면 자식들 말도 잘 들어야 영양가가 있을 것 같아
두 자매 가족이 모여 캠핑을 간다고 오라 하니 안 갈 수가 있나....
해거름에 서둘러 큰 애 집으로 갔다.
식사후 두 사위와 술 한잔~~~캬~~~
일찍 자야 내일 아침 차가 밀리기 전에 출발한다고 ...

 

늦잠 꾸러기 손주넘들이 새벽부터 설친다.새벽밥을 먹고 두 손자녀석과 사위들은 가평 어딘가로 출발.

남자들은 텐트치고 하룻밤 묵고 우리 여자들은 저녁에 집으로 오기로 했는데
딸년들과 손녀는 가기 싫다고 주저 앉는다. 엥?~~~가평 골짜기에 가서 귀한 넘들이라도
만날까 싶어 밤중에 달려 왔는데.....

 

늦은 아침을 먹고...뭐 할꺼냐고 물었더니 영화를 보러 간다나...
4살짜리 손자녀석이 있으니 나보고 봐 달란다.(넘넘넘을 보러 가는데 난 봤걸랑~~)

에이 고연년들~~~애 보기 하라고 나보고 밤중에 오라 했냐?
내가 그거 보니 아니더라...총소리밖에 듣고 볼 것이 없으니 가지말라고 꼬드기고~~~ㅎㅎ
난 천마산으로~~~~ㅎㅎㅎㅎㅎㅎㅎ나 계모란 말 많이 듣고산다~~

 

등산화도 아니고 운동화도 아니고...포장된 길로 오르니 뭐 별다른게 없다.
한참을 오르니 눈에 보일 듯 말듯 분홍꽃이 나를 반긴다. 에~~이~ 이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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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조금 오르니 빨간 꽃이 보인다. 물 봉선이다. 우리 동네에도 많은데 꽃은 보지 못했었는데...
넘 더워 산엘 오르지 못했더니 그 새 피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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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 조리 찍다보니 신기하다. 전에는 그냥 물봉선이 피었나보다 지나쳐서 자세히 보질 않아서 일까...
모양이 너무 오묘하다. 금붕어라 해야 할까? 배라고 해야 할까? 아님 나팔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소라나 고동 모양이라 해야 할까?

 

한송이 한송이를 그냥 지나 칠 수가 없다. 모두 개성이 있고 색깔,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사람이 다 다르 듯....꽃들도 얼굴이 모두 다르구나 생각하니 재미있다.
사람도 웃는 모습,우는 모습, 화난 모습, 찡그린...미소띤.. 심술스런... ~~~
꽃들도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다니.....
이리 보아도 저리 봐도 개성있고 예쁘다. 못나면 못난대로. 잘나면 잘 난대로 ~~~

 

다시 발걸음을 옮기니 노란 물봉선이 나를 반긴다. 붉은 것은 익히 보았는데 노란 넘은 첨이다.
이 넘들도 여러 모양의 얼굴을 요리 저리 찰칵하고....(건질만 한 것은 없어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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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여다 보고 보느라  6시간을 헤맸다. 점심도 굷고~~~~~딸년들이 번갈아 전화다.
나 배 하나도 안 고프다. 걱정하지 말고 너네나 먹어라~~했지만 배가 왜 안 고프겠나?~ㅎㅎ
내려오는 길...봉선화 위에 앉은 베짱인지 뭔지... 모델을 자청하기에...어쩌나? 그 넘을 위해 찍사노릇을 해 줘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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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엔 따라가지 못했어도 깨달은 바가 있으니 헛된 하루는 아니였음을~~~
모든 생명체는 아름답다는 걸~~~ 사람도 잘나나 못나나 모두 아름답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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